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전기차·자율주행 시대라면서 ‘자동차 등록증’은 왜 옛날 그대로일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59회 작성일 24-08-19 22:47본문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보급 확산을 앞두고 관련 인프라와 제도는 첨단기술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동차시민연합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자동차 등록증 개선안을 19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등록증 제도가 1962년 도입 이래 여러 차례 개선이 이뤄졌으나, 최신 기술 발전에 따른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1980년대 이후 차량 제원과 관련 세부 사항들을 넣었고, 1995년에는 환경 성능 정보, 2004년에는 안전 검사 유효기간과 보험 가입 여부를 추가했지만,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능의 핵심 정보는 여전히 등록증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자동차시민연합의 자동차 등록증 개선안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관련 정보(배터리 제조사, 용량, 충전 속도, 안전성 등), 차량의 환경 성능 정보(배터리 재활용 가능성, 탄소 발자국 등), 자율주행차의 안전성 정보(소프트웨어 버전, 센서, 하드웨어 테스트 결과 등)를 명시하고 등록증의 디지털화를 통해 실시간 정보 업데이트 시스템을 구축할 것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이번 개선안이 국토부에서 검토되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면 소비자는 더욱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차량을 선택할 수 있어,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특성을 반영한 제도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전기차 배터리의 탄소 발자국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했고 2027년부터는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에 대한 상세 정보를 포함하는 ‘배터리 여권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소비자와 규제 기관 모두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해 전기차의 안전성과 환경 성능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 및 내구성 정보를 자동차 등록증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배터리의 ‘건강 상태’ 모니터링을 통해 배터리가 일정 기간 최소 성능을 유지하도록 하는 규정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기술 고도화는 최근 잇단 전기차 화재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완성차 업계 사이에 전기차의 안전성을 확보할 핵심 대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배터리 모듈 온도, 셀 간 전압 편차, 전류 흐름을 막는 저항 등 BMS에서 추출할 수 있는 정보를 잘 활용하면 제조사가 배터리 이상 유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 사전 감지 및 제어로 차량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문제는 차량 소유주의 데이터 제공 동의 여부다. 소비자로선 자신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주의 동의가 없으면 완성차 업계의 BMS 기술은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일부 전기차 제조사들은 기술 유출 우려를 이유로 BMS 기술 공개 자체를 꺼리는 실정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데이터 제공이 배터리 안전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차주들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완성차 업계도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고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간경향] 전기차 화재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자 정부가 전기차 제조사들에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라고 권고했다. 전기차 화재 우려가 큰 지하 주차장의 소방시설도 점검한다. 모두 정부가 앞서 연구용역 결과 등을 보고 고민하다 적용 시점을 연기했던 조치들이다. 정부가 전기차 보급에만 급급해 화재 예방은 뒷전에 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전기차가 앞으로 가야 할 미래인 만큼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8월 13일 범부처 대책회의를 열고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 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권고했다. 오는 9월 종합대책을 발표하기 전까지,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단기 처방이다. 지난 8월 1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한 후 전기차 출입을 막거나 충전기 전기공급을 차단하는 병원과 관공서, 아파트 등이 늘고 있다.
테슬라·폭스바겐·아우디 등 배터리 공개
해당 화재는 ‘주차된’ 벤츠 전기차에서 시작됐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배터리 문제로 추정되고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있다. 정부는 화재 현장 감식과 구체적인 사고 원인 등이 밝혀진 후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자동차 업체들은 일제히 무상점검에 들어갔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8월 11일 정부 권고에 앞서 배터리 관련 정보를 밝힌 데 이어 8월 15일에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도 공개했다.
정부 권고 전후로 현대차·기아를 포함한 국내 완성차·수입차 업체들은 잇따라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불이 난 벤츠 전기차에는 애초 중국 배터리 1위 업체인 CATL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가 정부 조사에서 중국 10위권 업체 파라시스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파라시스 제품은 중국에서 2021년 배터리 화재 위험으로 대규모 리콜이 진행됐다. 영업비밀이라며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지 않던 벤츠는 여론이 악화하자 지난 8월 13일 전기차량의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한국에서 전기차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테슬라도 지난 8월 16일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자사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정부는 자동차 리콜센터와 한국교통안전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제조사별 전기차 배터리 정보를 한 번에 모아 제공하고 있다.
배터리는 전기차 출력과 주행거리 등 차량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부품이지만, 국내에서는 영업비밀로 취급됐다. 배터리 제조사 공개를 강제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고 통상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전기차·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은 ‘배터리 이력 추적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알리고 있고, 미국 일부 주와 유럽연합(EU)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주요 국가에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권고에 따라 소비자에게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방침을 이미 정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권고에는 배터리 원산지나 제조사 출처를 공개하고, 상표가 명확하지 않은 배터리를 사용하다 사고가 발생하면 법적 책임이 따를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반면 한국에서는 현행법상 전기차 제조사 외에는 배터리 제조사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 국토교통부가 내년 2월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 인증제’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소비자가 자세한 배터리 정보를 알기는 어렵다. 배터리 인증제는 제작사들이 전기차 배터리가 안전기준에 적합한지를 국토부 장관의 인증을 받고 제작·판매하는 것으로, 정보 공개와 다르다. 배터리는 셀, 모듈, 팩으로 나눠 제작되는데 단계마다 제조사도 다르다.
최종 제품인 배터리 ‘팩’은 완성차나 이름난 배터리 제조업체가 만드는 경우가 많으나, 셀과 모듈 단계에서는 다른 업체가 참여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배터리 정보를 제작 단계별로 세분화해서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팩 단위로 (정부가) 사전 인증을 하면 셀의 오류를 철저하게 점검하지 못해 셀 단위로 인증을 해야 한다며 제조사별 화재 발생률과 불량률 등의 통계를 공개하는 등 생산부터 처리까지 관리를 할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발표할 종합대책을 두고는 전기차 충전율과 충전 시간을 제한하는 방안이 주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과충전된 전기차가 화재 진압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서울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는 90% 이하로 충전된 차량만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에 진입하도록 권고했다. 이는 전기차 제조사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 해도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 지금도 전기차는 화재 방지를 위해 95~97%만 충전 되도록 설정돼 있다.
과충전 방지 장비인 전력선통신(PLC) 모뎀이 없는 전기차 완속 충전기는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PLC 모뎀을 장착하면 배터리 충전 상태를 전기차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과충전을 막을 수 있다. 현재 급속충전기에는 대부분 장착돼 있으나, 전기차 충전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완속 충전기에는 거의 없다.
배터리 정보 공개·유지 관리 법제화 필요
전기차 배터리 상태를 소비자가 점검하고 이를 제대로 알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는 전기차 초창기에 화재 우려가 많이 나왔음에도 보급에만 치중해 (배터리를) 검사할 수 있는 제도·기술적 관리와 소방 설비 규정을 갖추지 않으며 예방 대책을 미뤄왔다며 (지금도) 여론에 대응하느라 설익은 정책을 만지며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전기차가 보급된 지 15년이 지났는데 전기차 유지·관리에 대한 제도가 법제화된 게 없다며 배터리 성능을 점검·확인하는 기준을 마련해 배터리의 정기적인 안전점검을 강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전시설 설치를 법으로 의무화하고 보조금을 늘리던 정부가 이번 화재를 계기로 지하 주차 금지를 포함한 규제를 검토하면서 성장의 변곡점에 있는 전기차 업계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새로 짓는 아파트 주차장에 충전기 설치를 확대키로 했던 계획도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보조금을 지급하며 전기차 보급 경쟁을 벌였던 지자체들은 충전율을 제한하고 시설을 지상으로 옮기며, 안전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며 대책마련에 나섰다. 이향수 건국대 소방방재융합학과 교수는 이번 화재 핵심은 스프링클러 미작동과 전기차 화재 진압 인프라 부족 등에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 차 보급이 계속될 수 있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자동차시민연합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자동차 등록증 개선안을 19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등록증 제도가 1962년 도입 이래 여러 차례 개선이 이뤄졌으나, 최신 기술 발전에 따른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1980년대 이후 차량 제원과 관련 세부 사항들을 넣었고, 1995년에는 환경 성능 정보, 2004년에는 안전 검사 유효기간과 보험 가입 여부를 추가했지만,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능의 핵심 정보는 여전히 등록증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자동차시민연합의 자동차 등록증 개선안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관련 정보(배터리 제조사, 용량, 충전 속도, 안전성 등), 차량의 환경 성능 정보(배터리 재활용 가능성, 탄소 발자국 등), 자율주행차의 안전성 정보(소프트웨어 버전, 센서, 하드웨어 테스트 결과 등)를 명시하고 등록증의 디지털화를 통해 실시간 정보 업데이트 시스템을 구축할 것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이번 개선안이 국토부에서 검토되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면 소비자는 더욱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차량을 선택할 수 있어,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특성을 반영한 제도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전기차 배터리의 탄소 발자국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했고 2027년부터는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에 대한 상세 정보를 포함하는 ‘배터리 여권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소비자와 규제 기관 모두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해 전기차의 안전성과 환경 성능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 및 내구성 정보를 자동차 등록증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배터리의 ‘건강 상태’ 모니터링을 통해 배터리가 일정 기간 최소 성능을 유지하도록 하는 규정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기술 고도화는 최근 잇단 전기차 화재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완성차 업계 사이에 전기차의 안전성을 확보할 핵심 대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배터리 모듈 온도, 셀 간 전압 편차, 전류 흐름을 막는 저항 등 BMS에서 추출할 수 있는 정보를 잘 활용하면 제조사가 배터리 이상 유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 사전 감지 및 제어로 차량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문제는 차량 소유주의 데이터 제공 동의 여부다. 소비자로선 자신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주의 동의가 없으면 완성차 업계의 BMS 기술은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일부 전기차 제조사들은 기술 유출 우려를 이유로 BMS 기술 공개 자체를 꺼리는 실정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데이터 제공이 배터리 안전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차주들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완성차 업계도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고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간경향] 전기차 화재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자 정부가 전기차 제조사들에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라고 권고했다. 전기차 화재 우려가 큰 지하 주차장의 소방시설도 점검한다. 모두 정부가 앞서 연구용역 결과 등을 보고 고민하다 적용 시점을 연기했던 조치들이다. 정부가 전기차 보급에만 급급해 화재 예방은 뒷전에 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전기차가 앞으로 가야 할 미래인 만큼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8월 13일 범부처 대책회의를 열고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 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권고했다. 오는 9월 종합대책을 발표하기 전까지,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단기 처방이다. 지난 8월 1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한 후 전기차 출입을 막거나 충전기 전기공급을 차단하는 병원과 관공서, 아파트 등이 늘고 있다.
테슬라·폭스바겐·아우디 등 배터리 공개
해당 화재는 ‘주차된’ 벤츠 전기차에서 시작됐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배터리 문제로 추정되고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있다. 정부는 화재 현장 감식과 구체적인 사고 원인 등이 밝혀진 후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자동차 업체들은 일제히 무상점검에 들어갔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8월 11일 정부 권고에 앞서 배터리 관련 정보를 밝힌 데 이어 8월 15일에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도 공개했다.
정부 권고 전후로 현대차·기아를 포함한 국내 완성차·수입차 업체들은 잇따라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불이 난 벤츠 전기차에는 애초 중국 배터리 1위 업체인 CATL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가 정부 조사에서 중국 10위권 업체 파라시스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파라시스 제품은 중국에서 2021년 배터리 화재 위험으로 대규모 리콜이 진행됐다. 영업비밀이라며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지 않던 벤츠는 여론이 악화하자 지난 8월 13일 전기차량의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한국에서 전기차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테슬라도 지난 8월 16일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자사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정부는 자동차 리콜센터와 한국교통안전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제조사별 전기차 배터리 정보를 한 번에 모아 제공하고 있다.
배터리는 전기차 출력과 주행거리 등 차량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부품이지만, 국내에서는 영업비밀로 취급됐다. 배터리 제조사 공개를 강제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고 통상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전기차·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은 ‘배터리 이력 추적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알리고 있고, 미국 일부 주와 유럽연합(EU)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주요 국가에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권고에 따라 소비자에게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방침을 이미 정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권고에는 배터리 원산지나 제조사 출처를 공개하고, 상표가 명확하지 않은 배터리를 사용하다 사고가 발생하면 법적 책임이 따를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반면 한국에서는 현행법상 전기차 제조사 외에는 배터리 제조사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 국토교통부가 내년 2월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 인증제’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소비자가 자세한 배터리 정보를 알기는 어렵다. 배터리 인증제는 제작사들이 전기차 배터리가 안전기준에 적합한지를 국토부 장관의 인증을 받고 제작·판매하는 것으로, 정보 공개와 다르다. 배터리는 셀, 모듈, 팩으로 나눠 제작되는데 단계마다 제조사도 다르다.
최종 제품인 배터리 ‘팩’은 완성차나 이름난 배터리 제조업체가 만드는 경우가 많으나, 셀과 모듈 단계에서는 다른 업체가 참여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배터리 정보를 제작 단계별로 세분화해서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팩 단위로 (정부가) 사전 인증을 하면 셀의 오류를 철저하게 점검하지 못해 셀 단위로 인증을 해야 한다며 제조사별 화재 발생률과 불량률 등의 통계를 공개하는 등 생산부터 처리까지 관리를 할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발표할 종합대책을 두고는 전기차 충전율과 충전 시간을 제한하는 방안이 주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과충전된 전기차가 화재 진압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서울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는 90% 이하로 충전된 차량만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에 진입하도록 권고했다. 이는 전기차 제조사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 해도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 지금도 전기차는 화재 방지를 위해 95~97%만 충전 되도록 설정돼 있다.
과충전 방지 장비인 전력선통신(PLC) 모뎀이 없는 전기차 완속 충전기는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PLC 모뎀을 장착하면 배터리 충전 상태를 전기차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과충전을 막을 수 있다. 현재 급속충전기에는 대부분 장착돼 있으나, 전기차 충전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완속 충전기에는 거의 없다.
배터리 정보 공개·유지 관리 법제화 필요
전기차 배터리 상태를 소비자가 점검하고 이를 제대로 알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는 전기차 초창기에 화재 우려가 많이 나왔음에도 보급에만 치중해 (배터리를) 검사할 수 있는 제도·기술적 관리와 소방 설비 규정을 갖추지 않으며 예방 대책을 미뤄왔다며 (지금도) 여론에 대응하느라 설익은 정책을 만지며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전기차가 보급된 지 15년이 지났는데 전기차 유지·관리에 대한 제도가 법제화된 게 없다며 배터리 성능을 점검·확인하는 기준을 마련해 배터리의 정기적인 안전점검을 강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전시설 설치를 법으로 의무화하고 보조금을 늘리던 정부가 이번 화재를 계기로 지하 주차 금지를 포함한 규제를 검토하면서 성장의 변곡점에 있는 전기차 업계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새로 짓는 아파트 주차장에 충전기 설치를 확대키로 했던 계획도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보조금을 지급하며 전기차 보급 경쟁을 벌였던 지자체들은 충전율을 제한하고 시설을 지상으로 옮기며, 안전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며 대책마련에 나섰다. 이향수 건국대 소방방재융합학과 교수는 이번 화재 핵심은 스프링클러 미작동과 전기차 화재 진압 인프라 부족 등에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 차 보급이 계속될 수 있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