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올림픽 의미 잘 짚어…노란봉투법 반대 광고 게재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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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59회 작성일 24-08-19 20:34본문
경향신문 독자위원회가 지난 8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회의실에서 8월 정기회의를 열었다. 정연우 위원장(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주재로 열린 회의에 김지원(단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조상식(동국대 교육학과 교수), 김봉신(여론조사기업 메타보이스(주) 부대표), 박은정(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이승환(한국공인회계사회 선임) 위원이 참석했다. 김소리(법률사무소 물결 변호사), 정은숙(도서출판 마음산책 대표) 위원은 서면으로 의견을 냈다. 경향신문에서는 구혜영 정치부문장이 함께했다.
독자위원들은 친환경 올림픽을 내건 파리 올림픽의 가치를 조명한 여러 기사와 칼럼이 의미 있었다고 호평했다. 다만 애국주의 관점이 녹아 있는 일부 기사의 제목은 아쉬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향신문의 지향점을 부각한 아리셀 참사의 후속 보도, 진보적 의제에 충실했던 사설도 독자위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노란봉투법을 막아달라’(8월1일자 1면 하단)고 요구한 경제6단체의 광고는 경향신문 가치에 반하는 내용이라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우크라이나의 군사 신기술을 소개한 기사도 전쟁의 상흔과 괴리된 내용으로 지적됐다.
김지원 = 7월8일자 <‘돌봄’ 손 놓은 공공 말뿐인 ‘약자 동행’>은 다양한 이용자들의 목소리로 구성된 호소력이 짙은 기사였다. 7월8일자 <꼭 필요한 ‘적정 진료’로 ‘건강한 지역 공동체’ 만드는 것이 꿈>은 새로운 형태의 병원을 알게 돼서 유익했던 것 같다. 7월16일자 <혼돈의 시대, 표를 통해 묻다…민주주의는 안녕하십니까?>는 세계 선거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7월19일자 <이번엔 폭우로 외벽 붕괴…매일 공포에 떠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사회적 문제로 인해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의 어려움을 담은 좋은 기사였다. 7월22일자 <대법 성적지향 달라도 권리 동등…동성 커플 품을 제도 주문>은 법적·사회적 의미와 전 세계 추세까지 유익하게 설명해준 친절한 기사였다. 반면 7월26일자 <‘강남 롤스로이스 뺑소니’ 운전자 항소심서 감형…도주 고의 증명 안 돼>는 2심 재판부 판단, 유족 반응이 없어서 의아했다. 7월23일자 정수종 교수의 <비가 그친 이후 시작될 것들> 칼럼을 읽고 다양하게 얽혀 있는 복합재해에 대해 이제 이야기를 시작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후위기와 관련해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기사를 내주면 좋겠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저출생 1호 대책으로 스드메 불공정을 개선하겠다고 한 내용과 관련해 경향신문은 7월29·31일자에 사설과 기자메모를 통해 비판했는데, 뒷받침할 데이터가 부족해 비판이 허약했다. 특히 플랫에서 사설을 재가공했는데 밀착 취재 방식 등 오리지널 기사를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조상식 = 한 달간 오피니언은 일제 식민지 유산 문제, 뉴라이트 출신 기관장 발탁, 언론 자유, 환경, 노동, 부자 감세 정책 등 진보적 의제들이 일관되게 제시됐다고 본다. 사설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사퇴하라’ ‘부자 감세 정책 거부하라’ 등 분명한 입장이 눈에 띄었다. 여름철 휴가 기간과 관련해 지역 음식, 인물, 문학 등 좋은 내용이 많았다. 교육 정책 최대 이슈인 AI 디지털교과서를 다룬 교육학자와 정신의학자의 칼럼 두 개가 눈에 띄었다. 교육학자는 디지털교과서가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지 깊이 있게 다뤘고, 정신의학자는 미성숙 학습자의 정신건강 부작용을 중심으로 관련 내용을 잘 제시했다. 7월30일자 <교육발전특구 2차 시범지역 25곳 선정…지역 인재 유출 막을 수 있을까>는 다양한 방면의 전문가 취재가 필요할 것 같다. 실제 교육 정책이 지방균형발전에 효과적으로 영향을 미친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심층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고 본다. 8월7일자 <내년도 공립 유·초·중등교사 선발 규모 늘어…초등교사 37% 증가>는 세부 내용을 보면 늘봄학교 정책 추진이 걱정되니까 정부가 한 방편으로 초등교사를 증원시킨 정책이라는 평가가 많다. 초등교사 증원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후속 기사를 생산했으면 좋겠다.
김봉신 = 8월1일자 <서울시민 55%, 송현광장 이승만 기념관 설립 ‘반대’>에 등장하는 여론조사의 조사 방식이 빠졌다. 내용을 보면 ‘매우 반대’ 응답이 상당히 많았는데 해당 문제에 관여도가 높은 사람들이 많이 추출됐다는 의미다. 다른 조사 방법을 썼을 때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것도 설명할 필요가 있다. 7월22일자 <‘어대명’ 분위기에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 못 누리는 민주당>은 이재명 전 대표가 지지도는 매우 높은데 정작 정당 지지도는 낮아 컨벤션 효과가 없다는 내용인데 잘못된 해석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엔 여론조사가 포함됐기 때문에 보수 성향 유권자나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응답 적극성이 커져 다른 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도가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반면 민주당 전당대회는 순회 방식으로 당원·대의원 투표를 먼저 하다보니 당 지지도가 낮게 나타난 것이다. 두 당의 제도적 특성 때문인데 컨벤션 효과가 안 나타난다고 해석한 것은 잘못됐다. 7월29일자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 34.7%…3주 연속 상승세>와 8월5일자 <윤 대통령 지지율 32.8%…4주 만에 하락>도 해석을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0.2%포인트는 ‘고착’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7월5일자 <종부세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폐지론과 패닉바잉 그리고 ‘악어의 눈물’> 칼럼과 같은 주장이 많았으면 좋겠다. 이재명 전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 주장과 현재 민주당의 주장에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내용인데, 세금 문제와 관련해 최근 민주당의 안일한 입장에 경종을 울리는 지적이었다. 7월22일자 이준웅 교수의 <소위 진보가 망해가는 이유> 칼럼도 설득력 있었다. 조국혁신당이 원내대표 선출과 전당대회 과정에서 보였던 모습은 진보 성향 사람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박은정 = 파리 올림픽 시즌을 맞아 방송의 성차별적 발언·촬영 문제 등을 잇따라 다뤘다. 그런데 8월2일자 <진짜는 시작도 안 했어…은빛 스타 김예지, 금 정조준>의 소제목이 <여전사 같은 자세 인기몰이>였다. 굳이 ‘여전사’라고 표현해야 했을까. 경향신문 논조에 흠집이 가는 표현이었던 것 같아 아쉬웠다. 7월24일자 <교제폭력엔 명확한 전조 증상…‘강압적 통제’ 범죄로 처벌해야>는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연구관을 긴 호흡으로 인터뷰해 여성들이 맞닥뜨린 문제를 깊이 있게 담아줘서 좋았다. 7월17일자 기획 <초등교사의 죽음, 그 후 1년>의 <교사 커뮤니티선 학생 인권법 반대 부글부글>은 커뮤니티 글을 전체 여론인 것처럼 다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8월6일자 <가사 부담 안은 채…필리핀 ‘돌봄노동자’ 입국>의 경우 서울시의 정식 명칭은 ‘가사관리사’인데 지면에서 ‘돌봄노동자’라는 단어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7월22일자 <가성비로 러시아에 맞선다…우크라 ‘기술 의용군’의 무인 탱크>의 경우 ‘차체 상단에 기관총을 달면 공격용 무기가 된다’는 식의 자극적인 표현을 써서 아쉬웠다. 전쟁에서 부상당한 어린이와 주민들의 울부짖는 얼굴을 다른 지면에서 보다가 이런 기사를 만나면 괴리감이 크다. 7월18일자 <한수원, 24조원 규모 ‘체코 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 기사는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후 과정상 문제는 없는지, 기후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핵발전에 모든 것들을 쏟아붓는 모습에 지적할 점은 없는지 살펴보면 좋겠다.
이승환 = 7월11일자 <김건희라는 비극> 칼럼을 잘 읽었다. 굉장히 많은 문제가 점철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한 달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임명하지 마라’ ‘대북전단 못 막나’ 등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입장을 잘 표명한 사설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이진숙 관련 기사가 많았는데도 결국 낙마하지 않아 언론 영향력이 예전보다 약하다는 씁쓸함이 들었다. 7월18일자 <교권침해 적극 신고…‘학부모 조치’ 2배로 늘어>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학생과 교사의 대립관계로 바뀐 상황을 짚은 좋은 기사였다. 7월29일자 신경아 교수의 <아리셀 화재 그 후, 우리는 달라지고 있나> 칼럼은 화재 이후의 외국인 노동자, 특히 여성 문제를 잘 지적했다. 7월23일자 단신 <국민 절반 휴가 갈 것…올여름 ‘교통지옥’ 27일~8월2일>은 ‘휴가철이니까 막히겠지’ 정도로 단순 취재한 것 같아 아쉬웠다. 당시 서울 시내는 한가했고 ‘교통지옥’이라는 표현이 맞는지도 의문이다. 7월25일자 <현금 없는 사회 ‘ATM 상실의 시대’…6년간 1만4426개 철수>는 고령화 문제나 현금을 안 들고 다니는 요즘 문화 등을 더 취재해 단신 기사에도 새로운 의미를 담을 수 있으면 좋겠다. 국회의원 자료를 인용한 7월17일자 <강민수 처가 기업, 조달 입찰 담합 의혹>은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느꼈다.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가 아니라 처가 회사가 문제인데, 후보자 부인의 이해충돌 문제를 짚기보다 후보자 본인이 부적격하다는 뉘앙스여서 아쉬웠다. 7월12일자 <노인 1000만 시대…이르면 연말 ‘초고령 사회’ 진입>, 7월15일자 <노후소득 부족에…일 못 놓는 노년> 등 한 달간 ‘노인’ 문제를 많이 다뤘는데 우리가 곧 직면해야 할 주제인 만큼 좋은 해답을 제시하는 기획 기사를 많이 보고 싶다.
정연우 = 대개 큰 사고가 나면 반짝 관심을 보이다가 잊는 언론들이 많은데 아리셀 참사 같은 경우 경향신문은 꾸준히 기사화해 ‘산업재해 축소판’이라는 의제를 놓치지 않았다. 7월29일자 <아리셀 화재 그 후, 우리는 달라지고 있나>를 비롯해 7월12일자 <올해도, 내년에도 2000명이 죽는다>, 8월6일자 <이번 희망버스는 ‘아리셀’로 간다> 칼럼 등이 대표적이다. 기업 법인세 감세, 배당소득세 인하 등 부자 감세에 대해 일관성 있게 비판한 점도 좋았다. 다만 7월4일자 <부자 감세가 서민 살리고 역동경제라는 정부의 오판> 사설에서 ‘오판’이라는 표현보다 국민을 속이고 있다는 취지를 반영해 ‘호도’ ‘착각’ 등으로 썼으면 좋았을 것 같다. 8월6일자 <사회적 재난이 된 폭염, 취약층 총력 지원 서둘러야> 사설과 8월7일자 <낮고 낡은 곳부터 ‘폭염’은 파고든다> 등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경향신문의 따뜻한 시선을 잘 보여줬다. 7월12일자 <위법적인 위촉 의무 외면 대통령 직무유기 밝혀야>는 국회의장 몫 방송통신심의위원으로 추천된 최선영 연세대 객원교수를 인터뷰해 이진숙 후보자가 공영방송 장악을 위해 파견된 사람이라는 관점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그러나 8월7일자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가 인터뷰에서 ‘민주당 계열 정권 역시 공영방송에 정파색을 입히려 했다’고 한 말엔 동의하기 어려웠다. 지난 정권 당시 이사 선임 과정에서 민주당 쪽 의사가 반영됐을 수는 있지만 직접 정권이 개입한 흔적은 없는데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 들었다. 7월29일자 기사 제목 <개회식서 불리지 못한 이름 시상식서 울린 ‘대~한민국’>은 개회식 실수를 지나친 애국주의 관점으로 다뤄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김소리 = 여성의 건강권과 재생산권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높고 정책적 뒷받침이 잘돼 있는 스웨덴의 제도를 소개한 플랫팀의 기획 ‘윤정원의 스웨덴 연수기’가 눈에 띄었다. 8월6일자 <모든 아이들이 원하는 때, 환영받으며 태어나기 위해>는 임신중지 제도의 역사, 임신중지 가능 범위, 건강보험제도 등 공공의료시스템까지 두루 밝혀 여러 시사점을 주었다. 8월5일자 <‘집게손가락’ 안 그렸어도 모욕·비난 문제없다?…혐오에 면죄부 준 경찰>은 경찰이 일부 남성들의 여성혐오 정서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는 점을 잘 지적했다. 7월16일자 <필리핀 가사노동자, ‘과도한 업무’ 내몰릴 소지>, 8월5일자 <필리핀 가사관리사 ‘돌봄-가사’ 업무범위 논란 여전> 등에서 필리핀 가사노동자들의 업무 범위가 과도한 ‘노예 노동’으로 흘러갈 위험이 있다는 점을 잘 지적했다. 7월14일자 <공공이 손 놓은 돌봄, 7월 이후가 진짜 문제다>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 7월 말 폐지되면서 나타나는 문제를 다뤘는데, 서사원이 갑자기 폐지된 경위와 서울시 대책이 무엇인지 등이 담겼으면 좋았을 것 같다. 지난번 퀴어 퍼레이드와 관련해 성소수자혐오 단체의 광고를 실었던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8월1일자 1면 하단에 ‘노조의 불법파업을 조장하는 노란봉투법을 막아주십시오’라는 경제6단체의 광고가 게재됐다. 경향신문 가치에 반하는 부적절한 광고는 받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정은숙 = 파리 올림픽의 친환경 올림픽 의미와 관련해, 7월25일자 한윤정 전환연구자가 <새로운 세계의 전시장, 파리 올림픽> 칼럼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지난 올림픽의 절반 이하로 줄이는 목표로 시작한 이번 올림픽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에 공감했다. 8월7일자 송지원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의 글 <파리 ‘친환경 올림픽’의 이유>는 스포츠가 기후변화와 지속 가능성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내용이었다. 7월22일자 <사랑이 이겼고 또 이길 것이다> 칼럼은 동성 동반자를 국민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는 대법원의 선고를 팩트로 성별,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에 상관없이 가족의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적 견지를 강조해 소중하게 느껴졌다. 7월23일자 <여름 극장가 ‘재개봉의 기술’은 무한진화 중>은 여름 극장가의 재개봉 바람이 긴 불황의 결과라는 업계 분석과 이로 인한 산업의 변화를 다뤘는데 문화 흐름에 대한 진단으로 이어졌다면 더 의미 깊었을 것 같다. ‘책과 삶’ 코너는 경향신문이 주목하는 책들의 지향점을 살피는 기쁨이 크다. 그런데 8월2일 소개된 3권이 출판사 ‘창비’의 출간작이었다. 한정된 지면인 만큼 다양한 출판사의 노력을 소개하는 게 어떨까.
독자위원들은 친환경 올림픽을 내건 파리 올림픽의 가치를 조명한 여러 기사와 칼럼이 의미 있었다고 호평했다. 다만 애국주의 관점이 녹아 있는 일부 기사의 제목은 아쉬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향신문의 지향점을 부각한 아리셀 참사의 후속 보도, 진보적 의제에 충실했던 사설도 독자위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노란봉투법을 막아달라’(8월1일자 1면 하단)고 요구한 경제6단체의 광고는 경향신문 가치에 반하는 내용이라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우크라이나의 군사 신기술을 소개한 기사도 전쟁의 상흔과 괴리된 내용으로 지적됐다.
김지원 = 7월8일자 <‘돌봄’ 손 놓은 공공 말뿐인 ‘약자 동행’>은 다양한 이용자들의 목소리로 구성된 호소력이 짙은 기사였다. 7월8일자 <꼭 필요한 ‘적정 진료’로 ‘건강한 지역 공동체’ 만드는 것이 꿈>은 새로운 형태의 병원을 알게 돼서 유익했던 것 같다. 7월16일자 <혼돈의 시대, 표를 통해 묻다…민주주의는 안녕하십니까?>는 세계 선거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7월19일자 <이번엔 폭우로 외벽 붕괴…매일 공포에 떠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사회적 문제로 인해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의 어려움을 담은 좋은 기사였다. 7월22일자 <대법 성적지향 달라도 권리 동등…동성 커플 품을 제도 주문>은 법적·사회적 의미와 전 세계 추세까지 유익하게 설명해준 친절한 기사였다. 반면 7월26일자 <‘강남 롤스로이스 뺑소니’ 운전자 항소심서 감형…도주 고의 증명 안 돼>는 2심 재판부 판단, 유족 반응이 없어서 의아했다. 7월23일자 정수종 교수의 <비가 그친 이후 시작될 것들> 칼럼을 읽고 다양하게 얽혀 있는 복합재해에 대해 이제 이야기를 시작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후위기와 관련해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기사를 내주면 좋겠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저출생 1호 대책으로 스드메 불공정을 개선하겠다고 한 내용과 관련해 경향신문은 7월29·31일자에 사설과 기자메모를 통해 비판했는데, 뒷받침할 데이터가 부족해 비판이 허약했다. 특히 플랫에서 사설을 재가공했는데 밀착 취재 방식 등 오리지널 기사를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조상식 = 한 달간 오피니언은 일제 식민지 유산 문제, 뉴라이트 출신 기관장 발탁, 언론 자유, 환경, 노동, 부자 감세 정책 등 진보적 의제들이 일관되게 제시됐다고 본다. 사설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사퇴하라’ ‘부자 감세 정책 거부하라’ 등 분명한 입장이 눈에 띄었다. 여름철 휴가 기간과 관련해 지역 음식, 인물, 문학 등 좋은 내용이 많았다. 교육 정책 최대 이슈인 AI 디지털교과서를 다룬 교육학자와 정신의학자의 칼럼 두 개가 눈에 띄었다. 교육학자는 디지털교과서가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지 깊이 있게 다뤘고, 정신의학자는 미성숙 학습자의 정신건강 부작용을 중심으로 관련 내용을 잘 제시했다. 7월30일자 <교육발전특구 2차 시범지역 25곳 선정…지역 인재 유출 막을 수 있을까>는 다양한 방면의 전문가 취재가 필요할 것 같다. 실제 교육 정책이 지방균형발전에 효과적으로 영향을 미친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심층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고 본다. 8월7일자 <내년도 공립 유·초·중등교사 선발 규모 늘어…초등교사 37% 증가>는 세부 내용을 보면 늘봄학교 정책 추진이 걱정되니까 정부가 한 방편으로 초등교사를 증원시킨 정책이라는 평가가 많다. 초등교사 증원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후속 기사를 생산했으면 좋겠다.
김봉신 = 8월1일자 <서울시민 55%, 송현광장 이승만 기념관 설립 ‘반대’>에 등장하는 여론조사의 조사 방식이 빠졌다. 내용을 보면 ‘매우 반대’ 응답이 상당히 많았는데 해당 문제에 관여도가 높은 사람들이 많이 추출됐다는 의미다. 다른 조사 방법을 썼을 때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것도 설명할 필요가 있다. 7월22일자 <‘어대명’ 분위기에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 못 누리는 민주당>은 이재명 전 대표가 지지도는 매우 높은데 정작 정당 지지도는 낮아 컨벤션 효과가 없다는 내용인데 잘못된 해석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엔 여론조사가 포함됐기 때문에 보수 성향 유권자나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응답 적극성이 커져 다른 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도가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반면 민주당 전당대회는 순회 방식으로 당원·대의원 투표를 먼저 하다보니 당 지지도가 낮게 나타난 것이다. 두 당의 제도적 특성 때문인데 컨벤션 효과가 안 나타난다고 해석한 것은 잘못됐다. 7월29일자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 34.7%…3주 연속 상승세>와 8월5일자 <윤 대통령 지지율 32.8%…4주 만에 하락>도 해석을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0.2%포인트는 ‘고착’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7월5일자 <종부세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폐지론과 패닉바잉 그리고 ‘악어의 눈물’> 칼럼과 같은 주장이 많았으면 좋겠다. 이재명 전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 주장과 현재 민주당의 주장에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내용인데, 세금 문제와 관련해 최근 민주당의 안일한 입장에 경종을 울리는 지적이었다. 7월22일자 이준웅 교수의 <소위 진보가 망해가는 이유> 칼럼도 설득력 있었다. 조국혁신당이 원내대표 선출과 전당대회 과정에서 보였던 모습은 진보 성향 사람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박은정 = 파리 올림픽 시즌을 맞아 방송의 성차별적 발언·촬영 문제 등을 잇따라 다뤘다. 그런데 8월2일자 <진짜는 시작도 안 했어…은빛 스타 김예지, 금 정조준>의 소제목이 <여전사 같은 자세 인기몰이>였다. 굳이 ‘여전사’라고 표현해야 했을까. 경향신문 논조에 흠집이 가는 표현이었던 것 같아 아쉬웠다. 7월24일자 <교제폭력엔 명확한 전조 증상…‘강압적 통제’ 범죄로 처벌해야>는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연구관을 긴 호흡으로 인터뷰해 여성들이 맞닥뜨린 문제를 깊이 있게 담아줘서 좋았다. 7월17일자 기획 <초등교사의 죽음, 그 후 1년>의 <교사 커뮤니티선 학생 인권법 반대 부글부글>은 커뮤니티 글을 전체 여론인 것처럼 다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8월6일자 <가사 부담 안은 채…필리핀 ‘돌봄노동자’ 입국>의 경우 서울시의 정식 명칭은 ‘가사관리사’인데 지면에서 ‘돌봄노동자’라는 단어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7월22일자 <가성비로 러시아에 맞선다…우크라 ‘기술 의용군’의 무인 탱크>의 경우 ‘차체 상단에 기관총을 달면 공격용 무기가 된다’는 식의 자극적인 표현을 써서 아쉬웠다. 전쟁에서 부상당한 어린이와 주민들의 울부짖는 얼굴을 다른 지면에서 보다가 이런 기사를 만나면 괴리감이 크다. 7월18일자 <한수원, 24조원 규모 ‘체코 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 기사는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후 과정상 문제는 없는지, 기후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핵발전에 모든 것들을 쏟아붓는 모습에 지적할 점은 없는지 살펴보면 좋겠다.
이승환 = 7월11일자 <김건희라는 비극> 칼럼을 잘 읽었다. 굉장히 많은 문제가 점철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한 달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임명하지 마라’ ‘대북전단 못 막나’ 등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입장을 잘 표명한 사설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이진숙 관련 기사가 많았는데도 결국 낙마하지 않아 언론 영향력이 예전보다 약하다는 씁쓸함이 들었다. 7월18일자 <교권침해 적극 신고…‘학부모 조치’ 2배로 늘어>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학생과 교사의 대립관계로 바뀐 상황을 짚은 좋은 기사였다. 7월29일자 신경아 교수의 <아리셀 화재 그 후, 우리는 달라지고 있나> 칼럼은 화재 이후의 외국인 노동자, 특히 여성 문제를 잘 지적했다. 7월23일자 단신 <국민 절반 휴가 갈 것…올여름 ‘교통지옥’ 27일~8월2일>은 ‘휴가철이니까 막히겠지’ 정도로 단순 취재한 것 같아 아쉬웠다. 당시 서울 시내는 한가했고 ‘교통지옥’이라는 표현이 맞는지도 의문이다. 7월25일자 <현금 없는 사회 ‘ATM 상실의 시대’…6년간 1만4426개 철수>는 고령화 문제나 현금을 안 들고 다니는 요즘 문화 등을 더 취재해 단신 기사에도 새로운 의미를 담을 수 있으면 좋겠다. 국회의원 자료를 인용한 7월17일자 <강민수 처가 기업, 조달 입찰 담합 의혹>은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느꼈다.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가 아니라 처가 회사가 문제인데, 후보자 부인의 이해충돌 문제를 짚기보다 후보자 본인이 부적격하다는 뉘앙스여서 아쉬웠다. 7월12일자 <노인 1000만 시대…이르면 연말 ‘초고령 사회’ 진입>, 7월15일자 <노후소득 부족에…일 못 놓는 노년> 등 한 달간 ‘노인’ 문제를 많이 다뤘는데 우리가 곧 직면해야 할 주제인 만큼 좋은 해답을 제시하는 기획 기사를 많이 보고 싶다.
정연우 = 대개 큰 사고가 나면 반짝 관심을 보이다가 잊는 언론들이 많은데 아리셀 참사 같은 경우 경향신문은 꾸준히 기사화해 ‘산업재해 축소판’이라는 의제를 놓치지 않았다. 7월29일자 <아리셀 화재 그 후, 우리는 달라지고 있나>를 비롯해 7월12일자 <올해도, 내년에도 2000명이 죽는다>, 8월6일자 <이번 희망버스는 ‘아리셀’로 간다> 칼럼 등이 대표적이다. 기업 법인세 감세, 배당소득세 인하 등 부자 감세에 대해 일관성 있게 비판한 점도 좋았다. 다만 7월4일자 <부자 감세가 서민 살리고 역동경제라는 정부의 오판> 사설에서 ‘오판’이라는 표현보다 국민을 속이고 있다는 취지를 반영해 ‘호도’ ‘착각’ 등으로 썼으면 좋았을 것 같다. 8월6일자 <사회적 재난이 된 폭염, 취약층 총력 지원 서둘러야> 사설과 8월7일자 <낮고 낡은 곳부터 ‘폭염’은 파고든다> 등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경향신문의 따뜻한 시선을 잘 보여줬다. 7월12일자 <위법적인 위촉 의무 외면 대통령 직무유기 밝혀야>는 국회의장 몫 방송통신심의위원으로 추천된 최선영 연세대 객원교수를 인터뷰해 이진숙 후보자가 공영방송 장악을 위해 파견된 사람이라는 관점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그러나 8월7일자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가 인터뷰에서 ‘민주당 계열 정권 역시 공영방송에 정파색을 입히려 했다’고 한 말엔 동의하기 어려웠다. 지난 정권 당시 이사 선임 과정에서 민주당 쪽 의사가 반영됐을 수는 있지만 직접 정권이 개입한 흔적은 없는데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 들었다. 7월29일자 기사 제목 <개회식서 불리지 못한 이름 시상식서 울린 ‘대~한민국’>은 개회식 실수를 지나친 애국주의 관점으로 다뤄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김소리 = 여성의 건강권과 재생산권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높고 정책적 뒷받침이 잘돼 있는 스웨덴의 제도를 소개한 플랫팀의 기획 ‘윤정원의 스웨덴 연수기’가 눈에 띄었다. 8월6일자 <모든 아이들이 원하는 때, 환영받으며 태어나기 위해>는 임신중지 제도의 역사, 임신중지 가능 범위, 건강보험제도 등 공공의료시스템까지 두루 밝혀 여러 시사점을 주었다. 8월5일자 <‘집게손가락’ 안 그렸어도 모욕·비난 문제없다?…혐오에 면죄부 준 경찰>은 경찰이 일부 남성들의 여성혐오 정서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는 점을 잘 지적했다. 7월16일자 <필리핀 가사노동자, ‘과도한 업무’ 내몰릴 소지>, 8월5일자 <필리핀 가사관리사 ‘돌봄-가사’ 업무범위 논란 여전> 등에서 필리핀 가사노동자들의 업무 범위가 과도한 ‘노예 노동’으로 흘러갈 위험이 있다는 점을 잘 지적했다. 7월14일자 <공공이 손 놓은 돌봄, 7월 이후가 진짜 문제다>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 7월 말 폐지되면서 나타나는 문제를 다뤘는데, 서사원이 갑자기 폐지된 경위와 서울시 대책이 무엇인지 등이 담겼으면 좋았을 것 같다. 지난번 퀴어 퍼레이드와 관련해 성소수자혐오 단체의 광고를 실었던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8월1일자 1면 하단에 ‘노조의 불법파업을 조장하는 노란봉투법을 막아주십시오’라는 경제6단체의 광고가 게재됐다. 경향신문 가치에 반하는 부적절한 광고는 받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정은숙 = 파리 올림픽의 친환경 올림픽 의미와 관련해, 7월25일자 한윤정 전환연구자가 <새로운 세계의 전시장, 파리 올림픽> 칼럼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지난 올림픽의 절반 이하로 줄이는 목표로 시작한 이번 올림픽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에 공감했다. 8월7일자 송지원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의 글 <파리 ‘친환경 올림픽’의 이유>는 스포츠가 기후변화와 지속 가능성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내용이었다. 7월22일자 <사랑이 이겼고 또 이길 것이다> 칼럼은 동성 동반자를 국민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는 대법원의 선고를 팩트로 성별,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에 상관없이 가족의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적 견지를 강조해 소중하게 느껴졌다. 7월23일자 <여름 극장가 ‘재개봉의 기술’은 무한진화 중>은 여름 극장가의 재개봉 바람이 긴 불황의 결과라는 업계 분석과 이로 인한 산업의 변화를 다뤘는데 문화 흐름에 대한 진단으로 이어졌다면 더 의미 깊었을 것 같다. ‘책과 삶’ 코너는 경향신문이 주목하는 책들의 지향점을 살피는 기쁨이 크다. 그런데 8월2일 소개된 3권이 출판사 ‘창비’의 출간작이었다. 한정된 지면인 만큼 다양한 출판사의 노력을 소개하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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